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전자신산업 상생협력 업무 협약식’에서 ‘IoT기반 전자산업 고도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전자신산업이란 IoT(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등 전자 신기술을 가전, 의료 등 기존 산업에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제품 제조업이다. 이는 차세대 전자산업의 핵심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다. 세계 IoT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세계 IoT시장이 2013년 422억 달러(약 46.3억원) 수준에서 2018년 988억 달러(약 109.3억원)로 연평균 18.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는 IoT플랫폼 시장은 매출액 기준 연평균 32.2% 성장할 것으로 예측해 2014년 5억 달러(약 5474억원)에서 2020년 26억 달러(약 2.9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자부는 IoT연결기기도 2020년에는 생활가전에서 43억개, 헬스케어 7억 7000만개, 자동차 13억개로 추정하고 있다. IoT관련 세계 스마트홈 시장도 지난해 480억 달러에서 2019년 1115억 달러로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전자신산업 상생협력 업무 협약식’에는 산자부와 삼성전자·LG전자·동부대우전자·코웨이·리홈쿠첸·위닉스·아이센스·대덕전자 등 100여개 전자기업 그리고 전자정보산업진흥회·전자부품연구원이 참여했다. 명실상부하게 산관학연이 뭉쳐 전자분야 신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IoT협업 대중소기업 간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IoT융합제품을 개발하고 플랫폼 연동하며 협업 비즈니스를 발굴해 기술공유와 표준화를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IoT를 기기 간 연결, 지능화를 가속화하면서 전자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대중소 생태계구축을 촉진할 핵심기술로 꼽고 있다. 현재 0.7%수준인 IoT플랫폼 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20%까지 높이고 매출 3000억원 이상 가전업체를 7개에서 20개로 늘리며 명품가전 수출 규모도 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금년 하반기에 서울 상암동 전자회관 내에 ‘전자 IoT 협업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대기업의 IoT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기술, 인력양성과 수출을 지원도 한다. 또한 내년에는 ‘스마트 융합 제품화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매년 12개사를 선정해 시작품 제작부터 상품화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산관학연이 힘을 합치고 삼성전자·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글로벌 가전 제조 능력에 부품·소재중소기업과 개방형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하면 IoT 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다. 아울러 애플과 구글과 대등한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고 중소 가전, 부품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해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가전시장과 IoT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간 개방형 협력은 쉽지 않다.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납품관계에 있는 부품·소재 기업 간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흔히 볼 수 있으나 경쟁관계에 있는 대중소기업 간 협력은 잘 안 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혼자 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자칫하다가는 대기업은 ‘갑’이 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잔심부름이나 뒤치다꺼리나 하는 ‘을’로 전락할 수 있다.

정부와 대기업은 일회성 생색내기식의 협약식에 그쳐서는 안 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실질적으로 진전되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솔선수범해서 협약식에 참여한 산학관연의 정기모임과 애로사항이나 특정사안 발생 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수시모임을 주선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상생협력과정에서 대중소기업 간 불협화음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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