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아마존 '클라우드 빅매치' 성사되나

컴퓨팅입력 :2015/06/23 10:17

황치규 기자

오라클이 클라우드 플랫폼 업데이트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세일즈포스닷컴 등 클라우드 선도 업체들에 대한 대공세를 선언했다. 가능성 차원에서 머물러 있던 아마존웹서비스와 오라클의 클라우드 격돌도 점점 현실화돼 가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지디넷에 따르면 오라클은 이번에 서비스형 플랫폼(Platform-as-a-Service: PaaS)과 서비스형 인프라(Infrastructure-as-a-Service: IaaS) 부문에 걸쳐 20여개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 분석, 사물인터넷(IoT), 컴퓨트, 아카이브 스토리지, 데이터 관리 등과 영역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클라우드 포트폴리오에서 주요 요소의 마지막을 채웠다"면서 "클라우드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완벽한 서비스 스위트를 갖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TO

래리 엘리슨 회장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특히 인프라 부문을 담당하는 컴퓨트 부문을 강조했다. 컴퓨트는 아마존웹서비스의 핵심 부분이다. 래리 엘리슨 회장에 따르면 컴퓨트 부문은 그동안 오라클 클라우드 전략의 구멍이었다. 이에 대해 오라클의 토마스 쿠리안 부사장은 이번에 내놓은 컴퓨트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존 오라클 앱, 외부 앱, 그리고 커스터마이징된 앱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오라클은 기업들이 내부에 구축한 이른바 온프레미스( on-premise) 환경에서 돌리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옮길 때 데이터를 10분의1까지 압축하고 암호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 오라클 솔루션들과 100% 호환된다는 것도 강점이라는게 회사측 설명. 이것은 사용자들이 온프레미스 환경과 퍼블릭 클라우드 사이에서 워크로드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는 얘기다.

래이 엘리슨 회장은 기존의 모든 IT인프라가 단기간에 클라우드 환경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향후 10년은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워크로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동하고 관리하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사업으 강화하면서 오라클을 둘러싼 경쟁 환경도 달라졌다. 오라클의 주요 경쟁 상대는 SAP, 어도비, 워크데이,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꼽힌다. 그러나 플랫폼과 인프라단 클라우드를 강화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와의 대립각도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경쟁회사를 향해 독설을 날리기로 유명한 래리 엘리슨 회장은 플랫폼과 인프라 클라우드 쪽에선 주요 경쟁 상대로 MS를 꼽았다. 인프라 계층만 놓고보면 아마존웹서비스를 정조준했다. 래리 엘리슨은 아마존은 더 이상 서점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인프라 3계층을 모두 제공한다"면서 "아마존은 하나, 세일즈포스는 2개 계층을 제공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인프라, 세일즈포스는 플랫폼과 서비스에 머물러 있지만 오라클은 인프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제공한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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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이 오라클 클라우드 전략에서 강조한 것은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이든 오픈스택이든 상관없이 산업 표준 기반으로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의 모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앱은 태생적으로 소셜 친화적이라며 팀들 간 협업을 강화시켜 준다고도 강조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업그레이드는 최근 부진한 분기 실적 이후 나온 것이다. 래리 엘리슨은 올해 SaaS와 PaaS 부문에서 15억달러에서 20억달러 사이의 계약을 확보, 업계 리더인 세일즈포스닷컴을 앞지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